한국 웹의 위기
지난 1월 23일 오픈웹이 라는 민간 단체에서 금융결제원을 상대로 무려 4억 15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으로 법원에 조정 신청을 냈다. 오픈웹은 고려대 법대의 김기창 교수를 중심으로 80여명의 원고인단이 모여, 그간 ActiveX를 사용할 수 있는 조건에서만 전자 정부 서비스나, 인터넷 뱅킹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차별적인 상황을 조장한 정부를 상대로 다양한 플랫폼, OS, 브라우저에서도 동일한 사용을 할 수 있도록 정책을 변경하도록 종용하고 있다. 이미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ActiveX 등을 이용하지 않고도 보안이나 서비스에 문제가 없도록 사용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타진하였고, 이것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보 통신부 등 관계 부처에 해당 부분에 대한 조정을 건의했지만 반영되지 않아 법적으로 대응하는 상황에 까지 이르렀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Windows Vista(이하 Vista)를 출시하면서, 기존에 다양하게 사용돼왔던 ActiveX 컨트롤의 보안상 취약점을 인정하고 이를 차단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바 있다. 이 이야기는 Vista를 사용하는 사람은 국내 인터넷을 이용하기 어려워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미 많은 언론 매체를 통해 보도된 바 있지만, 사람들은 한국 정부나 ActiveX를 사용하는 기업들의 대응이 늦어 Vista가 출시되는 1월 말까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Vista의 구입 또는 설치 시기를 3월 이후로 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인터넷 뱅킹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온라인 게임 역시 ActiveX를 이용해 실행하는 경우가 많기에 마찬가지의 상황에 처해있다.
이와 관련해 보도된 해외의 뉴스 중에는 한국 정부가 몇 년 전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사에 윈도98 등에 대한 지원 중단 일정을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가 묵살됐다는 내용이나, 한국 정부에서 Vista의 설치 시기를 늦추라고 권고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 뉴스를 본 해외 네티즌들의 반응은 왜 윈도 환경을 정부 차원에서 보호하려 드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웹을 사용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겠지만 웹에서, 혹은 웹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상상외로 많다. 뉴스를 본다거나 물건을 사고 팔고, 메일을 보내고, 게임을 하는 일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어떤 주제로 이야기 할 수도 있고 기업 간의 거래나 정보를 주고 받기 위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다만, 한국에서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이하 IE)를 사용하는 사람들만이 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다.
일례로, IE가 아닌 브라우저에서 대한민국 전자정부 사이트를 이용하려면, 모든 페이지에서 그림과 같은 에러메시지를 먼저 봐야했다. 일반 페이지를 보는 것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말이다.
정부의 Vista 대응에 관한 문제로 언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1월 말에 비IE 브라우저일 경우 뜨던 이 에러메시지는 삭제되었지만, 여전히 실질적인 기능들은 작동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행정부처 사이트에서 민원 관련 절차를 밟으려면, IE를 사용해야만 한다. 실명 인증이나 보안이 걸린 인쇄물 등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ActiveX를 반드시 설치해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공문서 출력을 위해서는 정부에서 제공하는 ActiveX를 설치할 수 있어야하고, 또 해당 프로그램이 지원하는 프린터만을 직접 연결해서 사용해야한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보안상의 이유라는 말로 모든 이야기를 무마하려 하고 있지만, 이는 국민 혹은 소비자가 가진 선택의 권리를 이미 박탈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의 웹 사용자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이런 상황을 왜 한국 사용자들은 맞닥뜨려야 하는 것일까. 그것은 한국 웹이 유난히 플랫폼이나 OS, 브라우저 간의 호환성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간 한국의 웹 환경이 그만큼 마이크로소프트사에 의존하는 경향이 대단히 강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많은 사이트가 IE를 이용하지 않으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상호 호환성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로 제작되었고 여전히 그렇게 제작되고 있다. 대체 우리는 왜 이런 상황에 처해있는 것일까.
한국의 웹
국내에서 인터넷 관련 업종이 크게 발돋움한 것은 2000년경이었고, 그것은 99년 전후로 대폭 향상된 인터넷 회선의 속도에 가능성을 점친 많은 기업들이 이를 이용하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웹 사이트가 스스로 가치를 창출해내고 있지만, 초창기의 국내의 웹 사이트는 그 사용 목적이 오프라인에서 사용하던 홍보용 브로슈어를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열람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에 가까웠다. 이는 웹 사이트를 시각적으로만 인지하여, 화려한 디자인으로 방문자를 늘리고, 이것을 이용해 기업 이미지 재고나 매출액 증대에 도움을 얻기 위한 것이었다 할 수 있다.
인터넷 바람이 불면서 소위 IT벤처라 불리는 많은 기업들이 생겨났다. 정부는 이를 지원했고, 많은 기업들이 대대적인 투자 붐 속에 나타났다 사라졌다. 당시 국내에는 웹에 관한한 어떤 분야든 이렇다 할 전문가가 없는 실정이었다 할 수 있다. 웹에 접속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특별한 서비스였던 시기에서 갓 벗어난 시점이었고, 텍스트 기반의 텔넷 서비스에서 그림과 텍스트가 함께 나오는 웹이라는 획기적인 수단을 그제서야 체험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웹 사이트를 만드는 분야에는 당연히 전문가가 있을리 없었다. 이에 웹사이트를 제작해야 했던 업체에서는 출판 디자인이나 시각 디자인 경력자들을 대거 투입하었고, 일반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던 사람들이 서버 사이드 개발로 전향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들이 웹이라는 매체가 기존의 출판물이나, 어플리케이션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인식하지 못한 채 웹을 만드는 일에 착수했다는 점이다. 만들 사이트는 많았고, 기술은 부족했다. 웹 페이지의 정보 구조나 사용성 같은 이야기는 거론의 여지조차 없었다. 현재까지도 웹 디자이너나 웹 개발자, HTML 코더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계약직으로 일하면서 웹 페이지를 찍어내는 컨베이어 벨트의 끝자락에서 시간에 맞춰 공정을 끝내기 위해 강도 높은 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은 디자이너는 그림만을, HTML 코더는 웹 페이지로 표시하는 작업만을 전담하는 역할 구조 뿐만이 아니라, 본질적 이해보다는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웹을 인식하고 사용하려는 초창기의 웹사이트 제작 풍토가 그대로 전해왔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유행처럼 번져온 User Interface나 User eXperience 등의 이야기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간 부족했던 웹의 특성을 조금이라도 살리기 위한 노력이었던 것이다. 앞서 언급한 브라우저 호환성이나 접근성에 관한 문제 등은 비즈니스적인 측면과는 떨어져있는 문제였고 정부 역시 IT 산업을 육성하는데만 급급한 나머지,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지점들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한 채 인프라만을 조성해왔던 것이다. 이런 과정 속에서 소수의 사용자들은 그 누구로부터도 주목 받지 못한 채 한국 웹에서 10년을 보내온 것이다.
브라우저 전쟁과 그 피해자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겠지만,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 브라우저 전쟁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1995년경부터 약 3년간 이어진 IE와 Netscape Navigator(이하 NN)의 브라우저 전쟁은 웹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자사의 브라우저를 사용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고안한 기술들을 각자의 브라우저에 접목시켰다. 또한 그 기술들을 당시 World Wide Web Consortium(이 하 W3C)에서 검토 중이던 HTML 표준 권고안에 반영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그런 표준 권고안의 존재 유무와는 상관없이 Windows와 IE를 함께 배포하던 전략을 고수한 마이크로소프트 사가 이 전쟁에서 승리했고, NN에 포함돼있던 blink 등의 태그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문제는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IE가 전세계의 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하면서, W3C 표준 권고안에 따라 상호 호환이 되는 웹 사이트보다, IE만을 기준으로 작성되는 페이지가 많아졌다는 점이다. 이는 말 그대로 웹이 비표준화 되고 황폐해졌다는 뜻이다. 물론, IE가 비표준만을 구현하는 브라우저는 아니다. 다만, W3C의 규약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자체적인 문법이나 표현방식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의 제작자들은 사용 가능한 모든 태그를 사용한 것이고 어떤 것이 더 올바른 방식인지를 따지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러나, 태그의 오용은 남아있던 소수 브라우저 사용자들을 웹의 가장자리로 내몰고 있었다.
국내에서 브라우저 호환성의 문제는 한 때 너무나도 당연하게 지키지 못하는 것이기도 했다. 2001 ~ 2002년경에는 국내 웹 사이트의 구석에서 “Internet Explorer 5.X와 1024*768 해상도 기준으로 제작되었습니다’라는 문구를 흔히 발견할 수 있었다. 2002년 베타 서비스 중이던 전자정부 홈페이지의 경우에도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라는 시민 단체의 지적에 따라 ‘익스플로러 5.5에 최적화되었다’라는 문구가 마이크로소프트사 광고로 인정되어 삭제된 바 있다. 당연히 해야할 것보다는, 소수를 배려하지 못하더라도 더 예쁘게 만드는 것이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인다는 생각, 이미 거기서 소수의 사용자는 소비자가 아니게 되고, 기업은 시장의 일부를 포기해버리는 것이다.
2006년 7월의 onestat.com 통계를 보면, 전세계 브라우저 사용자 중 IE사용자가 83% 이하로 떨어졌으며, Mozilla Firefox의 이용자가 13% 가량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특히 2007년에는 호주나 독일의 경우 25% 이상으로 나타나 4명 중 한명은 Firefox를 사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Apple Safari의 경우도 전 세계 사용자의 1.8%정도가 사용하고 있으며 미국을 비롯한 서유럽 국가 전반에서 1.2~3.5%의 사용자가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기의 xitimonitor.com 통계에 서 아시아의 Firefox 이용률이 약 10% 정도인 것을 알 수 있지만, 한국은 이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에서 제작되는 웹 사이트 뿐만 아니라, 보급되는 OS나 브라우저가 심하게 편중되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미 외국의 경우 Web Standards Project와 같이 웹을 본래의 의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자는 취지의 모임이 만들어져있고, 마이크로소프트사 기준의 웹이 아니라 W3C 기준의 웹 사이트를 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IE에 관한 분과를 포함해 각 분야별 팀이 있어 표준 지침에 대해 연구하고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에도 이들의 노력은 IE에 편향돼있던 웹 사이트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바꿔가는데 큰 힘을 더하고 있다.
접근성의 문제
흔히 알려진 대로 웹 접근 가능성(Web Accessibility)이라는 말만 보면 시각이나 청각, 지체 자유를 완전히 상실한 사람들이 접속 가능한 형태만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눈이 나쁘다거나 색약이 있다거나, 나이가 들어서 눈이 침침하다거나 하는 것을 모두 배려하고 있는 것이 웹 접근성이다. 이는 단순히 신체적 장애만이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람이 쓰는 모든 물건이 접근성을 고려해 만들어져야 한다는 점은 웹 사이트만의 문제는 아니다.
W3C에는 Web Accessibility Initiative(이 하 WAI)라는 부설기구가 있다. 여기서는 웹 접근성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웹 컨텐츠 접근성 지침(Web Contents Accessibility Guideline, 이하 WCAG) 1.0을 표준 권고안으로 제정하여 발표하였고, 현재는 WCAG 2.0을 준비 중이다. HTML에는 WAI에서 준비한 접근성에 관련된 속성이 이미 마련되어있고, 이를 잘 지켰을 때에는 별도의 장애인용 사이트가 없어도 모든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사이트들이 이런 접근성을 제대로 준수하지 못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같은 이유로 웹 사이트를 이용하는데 불편해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시각 장애인의 경우 마우스 커서 위치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키보드를 이용해 컴퓨터를 사용하게 된다. 비장애인은 평소에 마우스를 이용하지만, 마우스라는 장치가 항상 정상적인 상태가 아닐 수도 있다. 말하자면, 마우스가 고장난 날 컴퓨터를 사용해야 한다면, 키보드로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시각 장애인이나 마우스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해 사이트를 구현하는 기술은 똑같다. 이런 상황에도 무리 없이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들 때 바로 웹 접근성을 잘 지켰다고 말할 수 있다.
1999년 시각장애인 브루스 맥과이어는 시드니 올림픽의 경기 입장권을 예약하려고 했다. 시드니 올림픽 웹 사이트는 WCAG 1.0을 지켜 구축되었다고 했기 때문에 사이트에 접속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WCAG 1.0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아 점자를 사용하던 맥과이어는 실질적으로 사이트를 이용할 수 없었다. 이에 맥과이어는 사이트 측에 문제를 제기했으나 시드니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라는 답변만을 보내었다. 이후 소송을 통하여 맥과이어는 시드니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손해 배상을 받았고 호주 정부는 장애인의 웹 사이트 이용 관련 법안을 제정하였다. 이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호주 정부의 인권위원회 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웹 사이트의 장애인 접근성과 관련된 최초의 법안은 미국 산요세시에서 1996년에 제정한 것이다. 이후 미 연방 정부는 장애인 재활법 508조에서 접근성 관련법을 규정하였고, 뒤이어 영국 등 많은 나라에서 법안이 제정되었다. 특히 유럽 연합의 소속 국가들은 2010년까지 관련 법안을 제정할 것을 결의한 바 있다. 웹 접근성의 문제는 사회 복지의 문제 뿐만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에 속하는 분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 나라는 어떨까? 예를 하나 들어보면, 한국을 대표하는 곳 중 하나인 청와대 웹 사이트는 접근성에 대한 고려가 거의 없음을 알 수 있다. 국문 사이트 뿐 아니라 영문 사이트의 경우에도, 플래시를 이용한 메뉴를 이용하는데도 불구하고 메뉴를 이용할 수 있는 대체 수단을 제공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미지에도 시각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대체 텍스트가 올바르게 들어가있지 않다. 또한, 팝업으로 제공되는 동영상은 비IE 브라우저에서는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자막 등이 제공되지 않아, 청각 장애가 있는 국민들은 이용할 수 없게 만들어져 있다. 이런 상태의 웹 사이트에서 대통령이 ‘모든’ 국민의 소리를 듣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는 2004년에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의 주도로 한국형 웹 컨텐츠 접근성 지침(이하 KWCAG)1.0이 발표되었고, 한국 웹 접근성 그룹(Korea Web Accessibility Group : KWAG)등 접근성을 고민하는 민간 그룹도 생겼다. 현재는 이 지침에 따라 공공 기관을 중심으로 웹 접근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2005년 하반기부터 Web2.0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거론되고 있고, 현재에는 관련 내용이 이미 많이 알려져있다. Google이나 Flickr처 럼 많은 사이트가 차세대 웹 서비스의 모델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실제로 국내에서 Web2.0을 표방하는 업체 중에는 그런 사이트들의 아이디어를 가져온 곳은 있지만, 호환성이나 접근성의 기본적인 원칙을 지킨 곳은 드물다. 대개는 AJAX를 이용해 눈에 보이는 인터페이스만 개선하고, 그것이 마치 Web2.0의 모든 것인 양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AJAX를 사용하기 이전에 사용자들이 그 컨텐츠에 접근하는데 있어 환경적 제약을 받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먼저다.
Web2.0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플랫폼으로써 웹”이 며, 이는 바로 하드웨어나 OS의 제약을 뛰어넘는 서비스를 웹이라는 공간을 통해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나온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특정 브라우저에서만 구동되는 서비스를 Web2.0 사이트라 말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이런 상황은 세계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좋은 서비스를 단지 한글화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하고, 세계로 진출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안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쓰는 물건을 만들 때는 사람이 쓰기 좋게 만들어야 한다. 웹 페이지는 도화지나 광고 전단이 아니라 정보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문서 양식이다. 보기 좋게 편집된 문서는 읽기도 쉽다. 다만, 여기서 ‘보기 좋다’는 것이 화려하다는 뜻이 아님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화려한 것이 나쁜 것은 아니나, 화려하기 이전에 웹의 기본적인 특징과 기술을 잘 이용해야만 더 많은 사람이 사용할 수 있고, 이해하기 쉬운 웹 사이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인터넷 인프라가 잘 조성되어 있다지만 이런 의미에서 한국의 웹은 앞으로도 갈 길이 멀지도 모른다.
이 글은 월간 w.e.b. 3월호에 기고된 내용으로 잡지를 통해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