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HS와 베타는 기술이전 문제로 승패가 갈렸다. VHS는 타업체에 기술이전을 쉽게 해줘서, 기기가 대량 생산될 수 있었고, 베타는 소니가 독점하고 싶었던 것이다. 메모리스틱처럼 여전히 소니 기기만을 위한 장치들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우선,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과 표준의 문제는 별개의 것이다. 또한, 표준이 낡은 것이라는 사고는 버려야한다.
Pocket PC 2003과 같은 OS에서는 여전히 낮은 버전의 IE가 탑재돼있고, 이 버전의 IE가 렌더링 가능한 수준은 HTML 3.2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또 Pocket PC 2003에서는 CSS를 지원하지 못하는 등 DHTML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PC로 보던 Web에서도 HTML 4.01을 기준으로 만들었던 페이지는 이제 낡았다고 봐야한다. XHTML 1.0 Transitional 이 현재의 대세이며, 앞으로는 XHTML 1.1 Strict로 가게 될 것이다. 또, CSS 역시 Level 2가 표준으로 자리잡았고, CSS3가 준비되고 있다. 그런데, IE는 CSS 렌더링에서 박스모델링 자체의 기준를 못 지키고, 계산 등에서 산수를 못하는 오류를 범하곤 한다.
웹표준 권고안보다 비표준이 앞서나가서 문제인 것이 아니라, 웹표준 권고안은 저만치 가 있는데 브라우저 (특히 IE) 가 6년동안 전혀 발전이 없어서 발전한 규격을 못 쫒아와서 문제인겁니다. 그러다보니 active x를 편법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늘었죠... (특히 SEED를 채택한 우리나라에서요 :) )
via inureyes 2006/04/22 04:16
inureyes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FF는 2-4달에 한번 꼴로 업데이트되고 개량되는데, IE는 몇달에 한번 있는 패치가 대부분 보안패치다. 이번 Eolas패치야 예외적인거고. 애초에 표준이 없었던 게 아니라, IE가 NN과의 시장싸움에 승리하면서 M$가 W3C에 있던 룰을 많이 무시하고 M$ 자사 기준을 표준으로 밀어보려고 했는데... (나중에 IE의 버전 업이 없었던 점이 그런 이유에도 있지 않을까 싶다.) 시간이 지나서 모질라 재단의 습격을 받은 셈이다.
브라우저의 표준 지원 검사인 Acid2를 통과한 브라우저는 Safari가 유일하다.(Opera는 통과가 끝났나 모르겠군... -_-;) 이런 이유로 역시 FF보다 Safari나 Opera가 표준 준수율은 더 높다. 하지만 많은 사용자들이 FF를 선호하기 시작한 이유는 그 확장성과 개방성에 있다고 봐야할 것 같다. 물론 IE보다야 FF가 표준 준수율이 높은 것도 사실이고.
1년쯤 지난 통계이긴 하지만 위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실제로 유럽에서는 FF의 이용율이 20%에 육박하고 있다. 그렇다고 IE가 나머지 80%를 점유하고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 사파리나 오페라, 컨쿼러 등도 역시 적지 않은 시장을 점유하고 있고, 아주 소수의 브라우저도 역시 사용자들이 있다. 우리 나라야 여전히 90%는 먹고 있을테지만 유럽에서 IE의 시장 점유율은 40~50%정도라 보인다.
올해 Vista와 함께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IE 7.0의 경우도 M$가 발등에 불 떨어진 시점에서 계획한 것인 셈이다.(베타버전의 모습을 보면 확실히 급조됐다는 느낌이 있었다.) M$가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IE 7.0부터는 하위버전과의 호환보다는 표준을 준수하는데 더 비중을 둔다고하는데, IE 7.0이 보급되고 나서 국내 사이트가 얼마나 박살날지 궁금해 미칠 지경이다.
사람들이 웹표준 작업에 대해 또 한가지 오해하고 있는 점이 뭐냐면... 여러 브라우저를 만족시키기 위해 페이지를 여러개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작년에 개편한 야후, 네이버를 비롯해, 올해의 다음, 엠파스, 네이트가 메인 페이지를 모두 표준 마크업하면서 페이지를 여러개 만들었을까? 답은 No다. 사이트는 하나면 충분하고 하나의 페이지만 만들어도 모든 브라우저의 화면을 정갈하게 채워줄 수 있다.(산수 못하는 IE를 비롯해, 몇가지씩 오류를 보이고 있는 브라우저들을 위해 CSS Hack 등의 기술도 이미 나와있다.) 그렇게 채워낼 수 있는 것이 차별화된 기술이라 여길지 모르겠지만, 바로 그것이 웹표준을 지키는 것이다. 내가 전에도 쓴 적이 있지만 표준을 지키는 것이 기술이 된 이유는 브라우저 시장의 다변화로 웹표준의 중심이 몇년간 M$로 넘어간 듯하다가 다시 W3C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아직은 조금 이상적인 모델이긴 하지만, 현재의 표준 방식을 따르는 것만으로도 HTML 문서 하나에 디바이스용 CSS파일만 작성해도 PC, PDA, Printer, TV 등의 다양한 디바이스를 위한 페이지 출력이 가능하다. Cross-Browsing은 당연한 거고 별도로 작성되던 시각 장애인용 사이트도 지워버릴 수 있다.
물론 장미와검님께서 제기하신 비용의 문제가 아주 없지는 않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훨씬 고효율의 저비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이런 형태의 구현이 가능한 인력을 양성하는데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제대로된 퍼블리셔들이 양성되면 한번 사이트를 제작하고 나서 컨텐츠가 변경되지 않는한, 디자인 리모델링 등을 위해 사이트를 갈아엎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컨텐츠가 유효하기 때문에 디자인을 바꿀 때는CSS 파일과 이미지 파일만 변경해주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사이트 제작 후의 유지보수와 개편 비용을 생각하면 훨씬 저렴해지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제법 많은 사람들에게서 회자되고 있지만, 사실 여전히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다. 그래서 아마 국내에 제대로 반영되는 시점은 제법 늦을 것도 같다. 하지만 작년부터 정부 및 공공기관 사이트, 그리고 대형 포탈을 중심으로 시작된 표준화라는 바람의 여파가 작지만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표준화된 사이트를 제작한다고 말하지만, 솔직히 여전히 많은 부분이 어렵다. 계속 공부해야 할테고. 하지만 정보 접근에 대한 평등 보장이라는 명제는 내가 이 길을 고수하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