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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접근성에 대한 오해 2

Posted in IT/웹

글이 미완성인 상태로 잠깐 배포된 점 죄송합니다. 쓰다보니 갈수록 길어져 포스트가 상당히 늦어졌습니다.

일단 몇 가지 정리하고 글을 시작했으면 합니다. 이는 지금 작성하는 글이 반박에 대한 반박이기 보다는 근본적인 내용을 다루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1. 제가 최초에 반박글을 작성할 때 toysun님의 포스트가 제품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제품 자체에 대한 무조건적 반대가 아니라 글 중 일부분이 대중에게 불러일으킬 수 있는 오해를 정정하고자 한 것입니다.
  2. 제 글에 toysun님께서 달아주신 댓글은 특정 솔루션을 만드시는 입장을 강변하기 위해 쓰여졌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제 글의 어조나 내용을 꼼꼼히 살펴주시지 않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3. 몇 달에 걸쳐서 글을 쓰다보니 역시 두서가 좀 없습니다만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4. 자, 그럼 늘 하던대로 본문은 반말로 나갑니다.

접근성과 사용성

Accessibility = Access+ability

흔히 접근성을 접근가능성이라고도 부른다. 이는 기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가 없는가를 따지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퍼센트를 따지는 부분적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참과 거짓으로 나뉘어 그 결과가 참일 때만 허용되는 개념이다.

Usability = Use + ability

사용성이라는 것은 어떤 개체를 사용함에 있어 편리함을 추구하고자 하는 개념이다. 그래서 사용성이 낮은 사이트나 제품도 그 콘텐츠의 기능이나 질에 따라 보편적인 사용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허리를 덜 숙일 수 있도록 전면이 기울어진 드럼 세탁기 드럼 세탁기의 예를 들자면, 흔히 사용되는 드럼 세탁기는 문이 앞으로 열며, 문의 위치가 낮게 만들어져 있었다. 이런 인터페이스는 드럼 세탁기 자체의 기능에는 문제가 없도록 만들어진 것이지만 빨래를 넣고 뺄 때마다 허리를 숙여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문의 위치를 높이거나 세탁기의 전면에 경사를 주는 방식으로 사용성이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사용성을 높이면 접근성이 향상된다?

접근성 향상

웹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뭔가를 하고 싶다. 하지만 그것은 눈에 보이는 몇 가지 문제를 해소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저상 버스의 사례를 한번 살펴보겠다.

저상 버스가 좋지만

몇 년 전부터 서울 시내버스 중 일부가 저상 버스로 바뀌고 있다. 저상 버스는 계단이 없고, 휠체어의 탑승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져있어 지체 장애인들에게 좋다하여 도입되었다. 그러나 과연 이 저상 버스의 도입이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일까. (via 저상버스 4년, 휠체어 승차는 ‘무한 도전’)

첫번째 문제는 저상 버스의 수가 너무 적다는 점이다. 10%도 보급되지 않은 관계로 원하는 노선을 이용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설사 해당 노선에 저상 버스가 있다하더라도 30분은 기다려야 올까 말까다.

두번째 문제는 저상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들의 인식 문제다. 물론 휠체어로 탑승하려고 할 때 친절하게 도와주시는 기사님도 있지만, ‘들고타라’고 말하는 기사님 역시 존재한다는 점이다.

세번째 문제는 앞의 문제로 인해 야기되는 또 다른 문제다. 버스를 타는 목적은 무엇일까. 싸고, 빠르게(전용 차로도 마련되지 않았나) 원하는 곳 부근으로 이동하는 것에 있다. 그러나 지체 장애인들은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서, 자존심 상해가며 자신들을 위해 마련된 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접근성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서울시의 저상 버스 도입이 현재까지는 구색 맞추기에 불과한 이유는 함께 구현되어야할 다른 점들이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상 버스의 도입은 분명히 좋은 의도였지만 이를 보편화하기 위한 준비는 하고있는가, 휠체어가 버스를 타기 위해, 혹은 내려서 이용해야할 보행자 도로에는 문제가 없는가.1 또, 그것을 운행하는 버스 기사에 대한 교육은 하고 있는가.

IWCAG 1.0에 맞추어 웹 사이트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다만, 이 지침이라는 것에 담긴 문장은 좀 추상적인 면이 있어서 그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가 매우 중요해진다. 앞서 toysun님의 글을 반박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 지침이 아전인수식으로 해석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첫째로, WCAG 1.0이나 IWCAG 1.0이나 “장애인 접근성”에 그 무게를 두고 있다. 지침이 강제력이 없고 권고안이라 할지라도 장차법이 등장한 이상 지침 자체가 아주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둘째로, 웹 사이트를 획일화하려는 의도보다는 검증된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실질적인 장애인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현재의 웹 사이트 제작자들은 접근성이라는 말이 가지는 의미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더 많다. 때문에 웹 접근성을 향상 시키기 위해 자료를 찾고, 사이트에 적용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시행착오도 많이 하게 되므로 이런 분들을 위해서라도 지침의 존재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셋째로, 지침을 근거로 하면 장애인에게 웹 사이트를 명확하게 제공할 수 있다. 콘텐츠의 속성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웹 표준을 지켜서 웹 사이트를 만들라고 하는 이유와도 상통한다 하겠다.

아시다시피 장애인 접근성과 장애인 사용성은 다르다. 사용성이 높아짐으로 인해 접근성을 더 폭넓게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나 접근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그 사용성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WCAG 2.0에서 사용성이라는 용어를 좀 쓰고 있다고 해서, 1.0 지침 자체가 하루 아침에 쓰레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 2.0 지침이 1.0의 의도를 계승, 확장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toysun님께

이 글을 시작하기 며칠 전에 논의에 포함된 도구의 데모 페이지를 살펴본 적이 있습니다. 예제 페이지 하나를 간단히 살펴본다면, 페이지의 제목(브라우저에 표시되는 타이틀)이 적절하지 않고, 콘텐츠가 불필요한 링크로 잡혀있습니다. 해당 솔루션이 왜 콘텐츠를 링크로 처리하는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아마 키보드 콘트롤을 보장하기 위한 방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허나 시각장애인이 이 내용을 본다면, 해당 콘텐츠를 링크로 인식하게 될 것입니다. 스크린리더가 “링크”라고 콘텐츠를 알려줄테니 말입니다. 동작하지 않는 링크 때문에 해당 내용에 참조 정보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게 되고, 이는 사용성을 향상 시키기 위해서 콘텐츠를 훼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하겠습니다.

텍스트 사이트가 있어서 별도로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그것은 텍스트로 콘텐츠를 나열하는 것만이 아니라 어떤 부분이 더 중요한지, 어떤 부분이 링크인지, 어떤 부분이 인용구인지, 어떤 부분이 표인지를 알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본래의 의도에 맞는 별도의 웹 사이트가 아니겠습니까.

RIA 이야기를 하면서 ActiveX를 거론한 것은 그것이 플래시나 실버라이트처럼 웹 페이지에서 플러그인으로 동작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부가적으로 다룬 것일 뿐, 제작하신 솔루션이 ActiveX라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별도의 웹 사이트의 존재 자체가 차별이 아닐까 하는 내용은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나 경사로 등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것은 계단이라는 현실적 장벽에 대응하는 수단인 것이지, 웹 사이트는 그 자체가 대응할 수 없는 장벽이라고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CSS로 콘텐츠 순서를 바꾼 경우는 천안시 홈페이지를 예로 들겠습니다. 시각적으로는 페이지가 상단, 좌측, 콘텐츠, 하단의 순서로 배치되어 있지만 코드 상에서 순서를 살펴보면 상단의 글로벌 네비게이션, 콘텐츠가 오고 좌측 서브 네비게이션이 배치됩니다. CSS로 콘텐츠와 좌측 메뉴의 위치를 조정한 경우라 하겠지요.

저나 몇 분의 전문가 여러분이 KADO 편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도매금으로 글을 쓰신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글 남기면서 이에 대해 해명아닌 해명을 하자면 저나 신현석님, 정찬명님은 KADO와 협조적인 관계를 취하고 있고 몇 가지 사업을 함께 하기도 하지만 저희가 KADO 소속이거나 KADO의 입장만을 강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외려 저희가 주장하는 것은 IWCAG의 의도에 맞도록 사용자나 제작자들을 이해시키려는 것에 가깝다고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웹 접근성이라는 용어에 고민이 많은 시점입니다. 이를 함께 향상시키려는 노력은 좋지만, 의도와는 다르게 잘못된 형태로 사이트 제작이 진행되는 경우도 많이 봐왔습니다. 오해를 줄이고 모두가 제대로된 노력을 하도록 이해시키고자 하는 것은 사회적인, 경제적인 낭비를 막고 보다 빠르게 접근성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것 뿐이라는 점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1. 보행자 도로에 경사로가 있다고 휠체어가 다 다닐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자주 잊는다. 휠체어가 다닐 수 없을만큼 좁은 구간이 있는 경우도 있다. 이에 관해 전에도 다룬 적이 있다. 
이 글은 웹 접근성에 대한 오해(총 2편) 시리즈의 2번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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